메트로 시리즈와 폴아웃 시리즈를 재미있게 즐겼기에 스토커 2 또한 발매와 함께 구매하였다(플레이 자체는 다른 게임들에 밀려 이제야 하게 되었지만).
대략적인 줄거리는 초로노빌 발전소 사고로 인한 변이 된 구역(ZONE)에서의 모험을 다루는, 여타 핵전쟁 이후의 포스트 아포칼립스보다는 조금 작은 지역의 이야기이다. 물론, 발생 지역이 작다는 뜻이지 게임의 볼륨이 작다거나 세계관이 미흡하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생각보다 깊게 파고들어 생각해 볼 만한 소재가 많은 세계관이다.
다만, 세계관과 스토리와는 별개로 게임 시스템과 최적화는 너무나도 아쉽다. 짧게 표현하자면, 폴아웃도 아니고, 타르코프도 아니고, 그렇다고 메트로도 아니다.
타르코프만큼 무기 모딩이나 종류 다양한 것도 아니고, 전투가 쫄깃한 것도 아니다.
폴아웃 시리즈처럼 모드가 다양하여 오픈 월드의 묘미를 확장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메트로 시리즈처럼 스토리에 완전하게 몰입하여 플레이하기 힘들었다(최적화 문제가 크다).
여기에 다양한 버그와, 말도 안되는 최적화 문제까지 가지고 있다. 버그는 몰입감을 해치지만 플레이가 불가능할 정도의 수준은 아니었다. 그런데 최적화가 정말 엉망이다. 5800X3D, 4070TI, 48GB, QHD 기준으로 램 누수로 뻗어버리기도 하고, 그래픽 카드 로드율은 다른 게임에 비해서 낮았다. 당연하게 프레임도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마지막으로 퀘스트 동선이 굉장히 악랄하다. "A-life 2.0"(존 내부 NPC와 뮤턴트의 스폰, 행동, 상호작용을 제어하여 이들이 실제로 존 내부에서 살아가는 것 처럼 보이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 나무위키)을 의식한 것인지 동선들이 굉장히 멀거나, 메인 스토리와 병행하기 난감한 경우가 많다. 초중반에는 이러한 시스템에 흥미를 느껴 NPC들을 지켜보거나 세력 교전에 참여하거나 스토커들 사이에 앉아 불도 쬐지만, 결국엔 목적지를 향해 드링크를 마시며 달릴 뿐이다.
다만, 이런 아쉬움과 단점에도 불구하고 분명한 장점을 가지고 있다. "ZONE"이라는 특수성과 동유럽 아포칼립스 특유의 느낌과 분위기를 굉장히 잘 살린 작품이라는 것. 초로노빌을 직접 모험하는 기분을 받는 것, 정말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여기에 최적화와 버그 문제도 분명히 점점 나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를 즐긴다면 충분히 구매할 만하고 다회차도 할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